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34)가 사상 처음으로 네번째 미국 그래미상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받는 등 세계 음악계의 각종 기록들을 갈아치우고 있다. 이미 전설의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6일 이튿날부터 나흘간 도쿄돔에서 대규모 공연을 앞둔 스위프트에 대해 “2023년 공연 투어가 막대한 경제적 효과를 가져와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며 “음원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업계 관행을 바꾸는 등 엔터테인먼트 비즈니스 방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스위프트는 지난해 3월부터 11월 사이 공연 수입으로만 사상 첫 ‘10억달러(1조3300억원) 벽’을 넘어섰다. 공연 수입 순위 2위는 9억3천만달러(1조2400억원)의 엘튼 존이었다. 그는 금액을 벌어들이는 데 2018년부터 2023년까지 5년이 걸렸다. 에드시런(7억7천만달러·2017∼2019년), 유투(U2·7억3천만달러·2009∼2011년)이 뒤를 이었다.
엄청난 인기는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미국여행협회는 지난해 스위프트의 전국 순회 공연으로 간접지출을 포함한 경제효과가 100억달러(13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관객 한명이 숙박이나 식사 비용 등으로 공연장이 있는 지역에서 1300달러를 쓰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른 공연의 관객 1인 평균 소비액(300달러)의 4배를 넘는다. 공연 티켓이 재판매 될 때 평균값도 1607달러에 달하고 있다. 2018년 공연 때는 191달러였는데 8배나 치솟은 것이다. 티켓 평균 액면가도 456달러(61만원)이다. 이마저 온라인 티켓발매 때 접속이 몰려 티켓을 구하지 못한 팬들이 티켓 판매 업체에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을 제기하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7일 시작되는 도쿄 공연의 가장 비싼 좌석(SS석)값이 부가세를 포함해 3만엔(27만원)이다. 공연 업계에서는 “일본 공연 티켓 값이 너무 싸서 콘서트를 보러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도 많을 것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투어 콘서트를 영화화한 ‘테일러 스위프트: 에라스 투어’의 흥행 수입도 2억6천만달러로 역시 음악 다큐 역대 1위에 올랐다. 2위 저스틴 비버(9900만달러·2011년) 비욘세(4400만달러·2023년)을 멀찌감치 따돌린 수치다. 세계최대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에서 지난해 스위프트의 노래가 261억회 재생돼 이 부문에서도 막대한 수익을 올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스위프트는 지난 2015년 애플이 ‘음악 정액제 서비스'를 내놓으며 3개월 무료 기간 동안 아티스트들에게 수익을 제공하지 않기로 하자 “우리가 공짜로 아이폰을 달라고 하지 않는다”고 항의해 방침을 철회하게 했다. 닛케이는 “스위프트 덕분에 신인 음악인들의 수입원 확보에 도움이 됐다”고 평했다. 이밖에 미국 하버드대학은 올해 ‘테일러 스위프트와 그녀의 세계’라는 이름의 강의를 개설했다. 또 스위프트와 관련된 경제 현상인 ‘스위프트 노믹스’가 세계 경제학자와 문화학자들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한겨레 2024.02.06)